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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배시인의 영상시

[스크랩] 볕구경 / 김명배 볕구경 / 김명배 한 뼘 볕에 얼굴을 내밀고 新聞을 읽는다. 봄뜰, 빈 가지에 落鄕한 새 몇 마리가 돌아와서 울다가 날아가 버렸다. 거의 모든 나무는 山으로 올라가고 나무를 따라 새들도 山으로 갔다. 떠나지 못한 문안의 새 몇 마리, 빌딩 위에서 査頓이 된 서울의 새 몇 마리 달포 동안이.. 더보기
[스크랩] 싸리꽃 / 김명배 싸리꽃 / 김명배 고개를 넘는다, 혼자서. 이이는 사, 이삼은 육, 싸리꽃이 피었다. 싸리꽃은 싫다. 삼삼은 구, 삼사 십이, 나보다 먼저 고개를 넘어간 나쓰꼬, 그 계집애 사사 십육, 사오 이십, 싸리꽃으로 피어나 싸리꽃은 싫다. 이이는 사, 이삼은 육, 고개 너머엔 바다가 있을까. 삼삼은 구.. 더보기
[스크랩] 불 / 김명배 불 / 김명배 불이 있었네, 中心에 불이 있었네. 이 불을 나누어 가진 사람들, 代代로 가슴속에 불을 감추고 中心을 만들었네. 그리고 孕胎했네. 청청한 두 눈을 孕胎했네 헤아릴 수 없는 깊이에서 태어나는 빛, 당신의 눈에 켜진 사랑의 빛, 나는 보았네, 당신의 中心에서 아프게 아프게 보.. 더보기
[스크랩] 화양동 계곡에서 / 김명배 화양동 계곡에서 / 김명배 허리 굽은 늙은 山을 타고 가다가 뒤돌아 보는 가을 단풍빛 가슴으로 무슨 말부터 할까. 화양동 계곡을 흐르는 歲月의 소리 멈추지 못하는 발걸음으로 잠깐 사이에 가을까지 왔나. 아무 말 말고 있으면 어깨를 툭 치며 누군가가 「여보게 날세」 하.. 더보기
[스크랩] 證言 / 김명배 證言 / 김명배 하늘을 보다가 하늘이 되는 것을 보았다. 하루의 긴 꼬리를 머리 위에 남기고, 바람은 어느날의 正刻을 證言하는 塔時計를 向해 갔다. 女人의 옷 위로 半쯤 露出되는 塔 그늘의 앨리바이. 가지 끝마다 떨리는 그림자는 또 한겹 옷을 벗고 銅像은 아직 겨울옷을 못 벗고 있다... 더보기
[스크랩] 물맛 / 김명배 물맛 / 김명배 물을 마신다 마을마다 守節하는 샘터에서. 어깨를 툭 치며 또 季節이 지나가고 四十이 넘어서부터 알게 된 물맛 물맛이 난다. 한 모금의 물에 맑아오는 눈 틔어오는 귀. 어차피 半은 물이다. 나머지 半 또한 물이다, 눈물이지만…… 물을 마신다 마을마다 守節하는 샘터에서.. 더보기
[스크랩] 낙엽 3 /김명배 낙엽 3 /김명배 눈을 뜨지 마시게. 빤짝거리는 것이 있네. 비가 오시네. 단 한 번 마주친 인연으로도 한평생 눈에 남는 것,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빤짝거리는 것이 있네. 비가 오시네. 눈을 뜨지 마시게. 산속에 남아서 그대로 어둠이 되시게. 기도가 되시게. 더보기
[스크랩] 凹凸 / 김명배 凹凸 / 김명배 네가 내게서 멀어진 뒤 나는 비로소 너를 確認했다. 세월이 흩어져 가듯 나는 스스로 분해되어 버렸다. 네가 돌아와서 나를 組立하기 전에는 나는 길바닥에 뒹구는 슬픈 凹凸. 때문에 나는 나를 確認할 수 없다. 네가 내게서 멀어진 것처럼 내가 내게서 멀어진다. 네가 내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