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영상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스크랩] 春蘭 / 김명배 春蘭 / 김명배 아내가 蘭 몇 뿌리를 시장바구니에 담아 가지고 왔다. 분에 심어서 蘭 서열 끝에 두고 보았다. 겨울에 시집와 반은 죽고, 반은 살아서 그 서열을 지키고 있다. 언제나 맨 끝을 지키는 아내의 서열, 반백이 된 아내의 마음같아 측은한 눈으로 날마다 한 번 더 보게 된다. 더보기 [스크랩] 풀꽃바람 / 김명배 풀꽃바람 / 김명배 바닷가 바위 위에 앉아서 젖은 몸을 말리는 바람아, 돌아서서 우리 노을이 되자. 돛배가 있는 바다, 눈한번크게 뜨고 돌아서서 우리 잠시잠깐 노을이나 되자. 그리고는 황홀한 밤을 지나 외딴섬 작은 풀꽃바람 되자. 더보기 [스크랩] 虛像 / 김명배 虛像 / 김명배 어느날 갑자기 나는 둘이 되었다. 醫師와 牧師가 찾아와 나를 보고 갔지만 醫師가 보고 간 나나, 牧師가 보고 간 나는 똑같은 하나의 해머였다. 집안 食口들도 모르는 눈치다. 이따금 나는 몰래 地下室로 내려가 큰 싸움을 한다. 이기는 者가 내 아내를 차지하고, 진 者는 어.. 더보기 [스크랩] 꽃밭에 / 김명배 꽃밭에 / 김명배 무심히 버린 물 한 방울이 꽃밭에 한 나라를 세운다 그 因緣이 따라와서 큰 눈으로 유혹한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뒤집어 보이지 못하는 나, 내가 만든 꽃밭의 나는 大東亞戰爭 末期의 日本新聞, 黑人 샤먼의 빠삐에 꼬레. 이제 빈 컵으로는 물 한 방울도 어쩌지 못한다. 그.. 더보기 [스크랩] 꽃 / 김명배 꽃 / 김명배 어느쪽을 向하여 돌아서도 나는 너를 完全히 돌아설 수 없다. 옷이나 갈아입고 만나야지, 얼굴이나 만지고 만나야지. 울음이야 언젠들 못 울으랴, 웃고 있다. 어느쪽을 向하여 마주서도 나는 너를 正面으로 마주설 수 없다. 더보기 [스크랩] 섬에서 / 김명배 섬에서 / 김명배 섬에 와 있다 혼자서. 바다뿐인 섬. 바다는 나로부터 열려 있다. 바다와 바다와 하늘과 하늘과 하늘도 나로부터 열려 있다. 푸르름 속으로 빠져 버리는 나. 나는 사라지고 나는 있다. 더보기 [스크랩] 녹차 / 김명배 녹차 / 김명배 비오는 날에는 방안에 앉아 있어도 어깨가 젖습니다. 풍경화 속의 산마을에도 비가 내리고 가슴이 젖습니다. 녹차 한 잔 어떨까요. 침묵 속으로 들어와서 눅진 마음 빳빳하게 풀기 세우는 한 잔의 산빛 온기 둘이 아니어도 되는, 그래 혼자라도 괜찮은 시간밖의 시간을 살게.. 더보기 [스크랩] 鍾 / 김명배 鍾 / 김명배 울어라, 울어라 해도 울지 않는 鍾이여. 울지 마라, 울지 마라 해도 울지 않는 鍾이여. 제가 울고 싶어도 못 우는 鍾이여. 울려 주어야만 우는 鍾이여 뱀이 쳐도 제 소리로 울고 까치가 쳐도 제 소리로 울고, 내가 쳐도 제 소리로 우는 鍾 하나 고집스런 내 가슴에 매달려 있다. 더보기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