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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여우고개 여우 고개 - 허튼소리 김명배 옛날 옛날에 한 사내가 여우고개를 넘다가 예쁜 여우각시 만나 업고 와서 한 사흘 밤낮으로 뜨겁게 살고는 여우각시 따라 여우고개로 들어가 버렸다는데,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데, 만약에 내가 사흘밖에 못 산다 하면 여우고개 넘어서 여우각시 업고.. 더보기
[스크랩] 쑥개떡 쑥개떡 - 허튼소리 김명배 쑥개떡을 던져서 유리창에 붙여 놓았다. 달이다. 그 충격, 외눈박이 별 하나가 나를 보고 연신 꿈뻑거린다. 밤새가 날아가 버린다. 기침을 하면 얼먹은 밤하늘 두어 마지기 우수수 부서져 내릴 것 같은데 달구경 나왔던 생쥐가 부르르 몸을 떨고 도로 들어가 버.. 더보기
[스크랩] 귀뚜라미 소리 귀뚜라미 소리 /김명배 - 허튼소리 세상 소리 다 귀막고 사는 아내가 솜봉으로 귀 청소를 하고 있었습니다.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했습니다. 2․30년 전부터 나는 귓속에 귀뚜라미 몇 마리 키우고 있기 때문에 어둠 속에 숨어 우는 귀뚜라미 소리는 어쩌다 감상에 젖을 때나.. 더보기
[스크랩] 鏡 鏡 /김명배 - 허튼소리 웃음으로 막을 내리는 연극이었으면 좋겠다. 마지막 장면은 히히히 웃기는 소극이 재미있지 않은가.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얘, 너는 저 소리 안 들리니. 검새울 시골집에 나타나던 그놈들이 언제 여기까지 따라와서 밤마다 저희들끼리 떠들어 댄다. 무슨 말인지는.. 더보기
[스크랩] 동거인 /김명배 동거인 /김명배 - 허튼소리 그놈과 나는 만나기만하면 충돌한다. 내가 레스토랑에서 우아하게 정식을 즐기는 동안 그놈은 개처럼 식탁 밑에 앉아서 혹은 사랑의 황홀한 고민에 젖어 있기도 하고, 내가 호텔 특실에서 낮잠을 즐기는 동안 그놈은 침대 밑에서 고양이처럼 혹은 한사코 나를 .. 더보기
[스크랩] 좋은 날 /김명배 좋은 날 /김명배 - 허튼소리 빨랫줄에 아내 옷과 내 옷이 나란히 걸려 있으니 좋아 보인다. 장롱 속에 따로 따로 걸려 있는 것보다 좋아 보인다. 저러다가 정분날지 모른다. 우습다 참, 나이 값도 못하고 더보기
[스크랩] 교양 /김명배 교양 /김명배 그놈은 지가 웃으면 내가 웃는 줄 압니다. 지극히 난처한 때는, 가령 큰 어른 밥상의 비린 반찬을 슬쩍 했다든지 어린 아기 간식을 꿀꺽했다든지 그럴 때는 지가 아니라고 호들갑을 떨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나를 향해 크게 웃는 것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그렇다고 내가 그놈.. 더보기
[스크랩] 매미 매미 /김명배 매미소리 하늘을 길게 긋는다. 끝이 팍 불붙을 것 같다. 낮잠속의 한세상 타버리면, 어쩌나, 119, 119에 전화를 걸어야겠다. 매미․1 왜, 한 번 목놓아 울지도 못하고 하루종일 숨어서 징징거리니. 왜, 날마다 징징거리니. 했더니 징징거리는 소리 들리지 않을 때가 더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