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스크랩] 고추잠자리 고추잠자리 /김명배 가을 들판을 보라 하셨네. 고개 숙인 황금들판 이것이구나 했네. 70이 넘어서부터 가을 들판엔 사라진 허수아비가 자꾸 보이네. 고개 숙인 황금들판에 서 있는 외다리 허수아비, 그 허망 혹시 저것 아니었을까, 가을 들판을 보라 하신 뜻, 가을 하늘은 늘 높고 푸르른데.. 더보기 [스크랩] 대평원 대평원 /김명배 멀리서 보면 산이 있고 가까이 가서 보면 산이 없다. 멀리서 보면 니가 있고 가까이 가서 보면 니가 없다. 나는 있느냐. 나는 있느냐. 더보기 [스크랩] 逍遙 逍遙 /김명배 시간은 지팡이를 짚고 절룩거리며 걸어왔다가 또 그렇게 가 버리는 허깨비 같은 것이라네. 어디 시골장에나 가서 어슬렁거리다가 가는 그런 촌스러운 철학자 내 친구 우서방 소서방의 그림자 같은 것이라네. 더보기 [스크랩] 가을저녁 가을저녁 김명배 하늘을 보다가 하늘이 산새가 되는 것을 보았네. 산새와 산승이 산으로 들 시간, 산새 한 마리 나무 위에 앉아서 너스레를 떨다가 날아가 버리네. 이 넉넉한 가을저녁 얼굴빛을 바꾸는 산도 산사도 본심을 잠시 접어 두고, 어이 너스레를 떨고 싶지 않으랴. 하늘을 보다가.. 더보기 [스크랩] 코스모스 코스모스 /김명배 두어 박자 느리게 산 까닭에 시방 막 간이역을 지난다. 너는 산이 아니다. 먼 산 바람꽃이다. 백 여덟 번뇌만한 큰 날개를 가진 바람꽃이 아니라 고추잠자리 날개보다 진한 눈물을 가진 아기바람, 가는 듯 오는 듯, 두어 박자 느리게 사는 바람, 시방 막 가을 간이역을 지.. 더보기 [스크랩] 나뭇잎 나뭇잎 /김명배 나무는 가을을 거부하지 않는다. 나뭇잎을 떨군다. 하늘을 나는 데 익숙한 자는 땅 위에 서는 데도 익숙하다. 산다는 것은 하늘과 땅과 그 뜻에 익숙해지는 것, 나뭇잎은 겨울을 거부하지 않는다. 땅위에 익숙해진다. 더보기 [스크랩] 나무는 나무는 /김명배 나무는 몸속에 바람을 감아 올려서 그 끝에 이파리를 달고 살아야 할 이유를 만든다. 때문에 귀 막고 입 막고 하늘을 이고 바람이랑 같이 산다. 흔들리며 산다. 나무는 몸속에 바람을 감아 올려서 이파리를 떨구고 겨우내 그 끝에 다시 살아야 할 이유를 만든다. 바람 부는 .. 더보기 [스크랩] 만추서정 만추 서정 /김명배 풍경화 속으로 날아간 새의 작은 영혼은 하늘이 되었을까. 산이 되었을까. 낙엽이 흩날린다. 산후의 고요한 가을들판, 풍경화 속의 바람소리가 길을 재촉한다. 나는 가느냐. 나는 가느냐. 더보기 이전 1 ··· 39 40 41 42 43 44 45 ··· 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