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스크랩] 해바라기 / 김명배 해바라기 김명배 키가 커서 미안합니다. 웃음이 울음보다 키가 큽니다. 울음은 땅을 보고 있고 웃음은 하늘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색을 하면 표정이 없어집니다. 무표정은 웃음보다 조금 키가 작고 울음보다 조금 키가 큽니다. 머지않아 껍데기를 깨고 나와 웃음이 될 수도 있고 울.. 더보기 [스크랩] 해바라기 / 김명배 해바라기 김명배 가을이 지나가는 논둑 밭둑길, 하늘이 푸르고 높아서 눈이 큰 아이는 슬프다. 목이 긴 아이는 더욱 슬프다. 가을이 지나가는 찻길 기찻길, 고추잠자리 성호를 긋고 해바라기 고개 숙인다. 종소리 울려 퍼진다. 더보기 [스크랩] 산이 / 김명배 산이 / 김명배 내가 산을 찾아가지 않으면 산이 나를 찾아온다. 눈 속에 드는 산 마음속에도 길게 산그늘을 드리운다. 나도 산에 들어가 살고 싶다. 거기 어디쯤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은 곳에 자리 잡고 나무들 속에 한 그루 나무가 되고 싶다. 귀한 것도 좋지만 귀하지 않아서 좋은 것도 .. 더보기 [스크랩] 밀회 / 김명배 밀회 / 김명배 지하실 녹슨 깡통 속에 숨어든 귀뚜라미가 화들짝 놀라 밖으로 뛰쳐나오는 걸 보면 무엇이 그 속에 먼저 숨어 들어 가서 몰래 밀회를 즐기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아무도 가까이 가지 말라. ‘이 무엇고’ 그것이 왜 궁금할까. 더보기 [스크랩] 겨울낮달 / 김명배 겨울낮달 / 김명배 1 겨울바람은 낮달을 발가벗겨서 앙상한 나뭇가지에 걸어두고 회롱하다 개가 짖는다 개가 짖는다 2 날아갔다는 소리 들었니 떨어져 죽었다는 소리 들었어 언 땅에 찍힌 발자국 속에 기절해 있거나 개밥그릇 속에 동사해 있거나 거기가 바로 그리운 하늘이다 낮달은 거.. 더보기 [스크랩] 장독 / 김명배 장독 / 김명배 니 할미는, 니 어미는 푹푹 썩는 애간장 다 뽑아서 代代로 물려받은 독 속에 재워 넣고, 앙가슴 다스리던 구운 돌을 눌러 두었지. 가난도 한숨도 맛들면 죽고 못 산다고. 니 할미는, 니 어미는 청승, 청승에 발목이 잡혀서 平生을 꼼짝 못하고 푸득이는 푸득이는 흰옷 입은 鶴.. 더보기 [스크랩] 노을 / 김명배 노을 / 김명배 왜 우리는 얼굴을 붉히니 왜 우리는 얼굴 빛을바꾸니 우리는 무엇이니 더보기 [스크랩] 흔들의자에 앉아서 1/ 김명배 흔들의자에 앉아서 1 / 김명배 별날도 아닌데 오늘은 허전하다. 흔들의자에 앉아서 세상을 흔들어 본다. 몸도 마음도 다 비우면 하늘이 될까, 노을이 될까. 그래도 서운한 인생 다 비울 수가 없어 흔들의자에 앉아서 세상을 흔들어 본다. 내 힘으로도 흔들리는 세상, 왜 미안할까. 별것도 .. 더보기 이전 1 ··· 50 51 52 53 54 55 56 ··· 63 다음